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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왜
자신과는 정반대인 그를 차기 CEO로 지목했는가?”
팀 쿡과 애플이 직접 참여한 그들의 진짜 이야기
“스티브 잡스가 떠나도 애플은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만큼 우세한 지배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_[Forbes] 2011년 10월
2011년 10월 5일, ‘iGod’이라 불리던 애플의 창조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모든 언론과 분석가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애플의 내리막길을 예견하기 시작했다. 잡스의 사망은 곧 애플에게 ‘종말의 신호’로 여겨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은 애플의 차기 CEO ‘팀 쿡’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팀 쿡은 죽어서도 함께하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탁월한 선지자와 겨뤄야 했다. 운영만 아는 ‘따분한 살림꾼’이 과연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수 있을까? ‘맥’과 ‘아이팟’, ‘아이폰’ 등 수많은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준 그 천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고도 암울한 시각이 순식간에 그를 에워쌌다.
하지만 잡스가 죽고 8년이 지난 지금, 비평가들의 예언은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2019년 현재 애플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000조 원)를 돌파한 기업이 되었다. 주가는 2011년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오직 미국 정부만이 이들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현금보유고도 막대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서 잠시 시계를 8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혁신의 아이콘이자 세기의 천재 스티브 잡스는 죽음을 앞두고 왜 팀 쿡을 차기 CEO로 지목했을까? 자신과는 정반대인 팀 쿡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 걸까? 전 세계를 미치게 할 ‘혁신’에 목숨을 걸던 잡스는 왜 ‘안정’과 ‘실리’에 탁월한 모범생을 자신의 후임자로 확신했던 걸까?
Steve Jobs “우리 집으로 와주게.”
Tim Cook “언제 가면 될까요?”
Steve Jobs “지금 당장.”
이 책은 2011년 8월,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쿡에게 건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된다. 50세의 나이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도 어려운 자리에 올랐고, 그 자리에 오른 지 6주 만에 보스가 사망한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갔을까? 어떻게 스스로를 ‘애플의 CEO’로 입증해 보였을까?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컬트 오브 맥’의 편집장으로 20년간 애플을 취재해온 린더 카니는 팀 쿡을 비롯해 조너선 아이브와 그레그 조스위악, 리사 잭슨 등 애플의 주요 임원들을 인터뷰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한 권의 책 『팀 쿡』에 온전히 담아냈다.
“‘따분한 살림꾼’ 팀 쿡은 어떻게
애플을 1200조 기업으로 만들었는가?”
공급망과 재고관리의 천재, 개혁의 날개를 펼치다
“스티브가 나를 선택했을 때 내가 자신과 같지 않다는 것을,
내가 자신의 복사본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그렇게 했을까요?
나는 항상 그렇게 선택된 데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_팀 쿡 Tim Cook
모두가 예상한 애플의 차기 CEO는 팀 쿡이 아니었다. 그는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제품발표회에 올라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잡스가 병으로 자리를 비운 두 차례 모두 팀 쿡은 잡스를 대신해 애플이라는 거대한 배를 진두지휘했다. 그렇게 그는 애플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은밀하게 CEO가 될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이 책에는 세계 1위 기업의 CEO임에도 지금껏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애플의 조용한 천재’ 팀 쿡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미국 남부의 시골마을 앨라배마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는지, 그의 가치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어린 시절의 경험은 무엇이었는지, 오번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IBM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IE와 컴팩을 거치며 공급망과 재고관리 분야에서 어떤 혁신을 일으켰는지, 그리고 마침내 스티브 잡스의 손을 잡고 애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팀 쿡의 개인적인 일화부터 경력의 모든 순간순간이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오직 제품만을 바라봤던 잡스의 애플은 팀 쿡을 만나기 전까지 숱한 자금난에 시달리곤 했다. 재고와 원가, 공급망 관리가 그야말로 ‘개판’이었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도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떠안아야 했다. 그때 잡스의 눈에 팀 쿡이 걸려 들어왔다. 잡스는 팀 쿡에게서 그가 그토록 강조해 마지않던 ‘심플함’을 보았다. 잡스가 디자인과 제품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면, 팀 쿡은 공급망 관리에서 그의 행보를 따랐다. 쿡은 애플에 합류하고 고작 7개월 만에 재고를 30일 치에서 6일 치로 줄였고, 세계 최초로 아웃소싱을 본격화한 공급망 관리로 애플을 ‘흑자 전환’의 길로 이끌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쿡의 이러한 성과는 애플에 대단한 영광을 선사하고 있다. 쿡의 지휘 아래 아이폰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단일 제품이 되었고, 잡스의 입김이 전혀 닿지 않은 애플워치는 웨어러블 제품 시장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했다.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증가했으며, 음악과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구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비즈니스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이 책의 저자는 애플의 이러한 성공이 왜 쿡에게 따른 ‘천운’만은 아닌지, 그가 이룬 성과가 어째서 잡스의 부산물이 아닌지 그 이유를 완벽하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아직 애플이 선보일
감탄할 만한 미래는 오지도 않았다!”
인권과 환경, 다양성과 프라이버시를 수호하다
“만약 애플의 CEO가 게이라는 소식이
자신의 성 지향성과 관련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또는 혼자라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이것은 저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더라도 밝힐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_팀 쿡 Tim Cook
잡스의 애플은 제품 이외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애플은 《포천》 500대 ‘살인 기계’ 중 하나였다. 세금을 회피했고, 자선 기부는 전혀 하지 않았으며, 아시아권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독성 화학물질에 중독되게 만들었다. 내부에는 항상 살벌한 경쟁적 분위기가 감돌았고, 독선적인 그를 견디지 못해 수많은 인재가 애플을 떠나갔다.
하지만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책은 팀 쿡이 어떻게 재무성과를 뛰어넘어 애플을 사회적 기업이자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만들었는지 탐구한다. 잡스와 달리 쿡은 프라이버시나 인권, 환경보전과 같은 대중적 현안에 자기 의견을 기꺼이 피력한다. 《포천》 500대 기업 CEO 중 최초로 커밍아웃을 단행하며 소수자들의 입장에 서기도 했다.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와 임업, 지속가능한 제조 분야에 막대한 수준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차별 없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흑인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팀 쿡이 이룬 지난 8년간의 성과는 잡스가 만들어놓은 혁명적인 ‘하드웨어’ 위에, 새로운 ‘기업가치’를 입히며 애플을 전대미문의 이정표에 도달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제 팀 쿡의 애플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성과를 논하기 어려운 단계이지만, 그는 로봇 자동차 개발에도 한창이다. 애플워치와 아이폰 X, 에어팟과 하이앤드 시장을 완전히 평정한 컴퓨터까지, 오롯이 쿡의 손에서 탄생한 이 제품들과 함께 애플의 로봇 자동차도 세상을 변화시킬 준비를 다하고 있다.
“아직도 세상은 그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혹자는 팀 쿡의 애플을 확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혼을 쏙 빼놓을 만한’ 애플의 제품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할까 봐 불안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플의 임직원들만큼은 팀 쿡을 완벽하게 확신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미래가 밝다고 믿습니다. 개발하고 있는 멋진 제품도 많고, 새로운 CEO가 회사를 이끈 이후로 성장세가 꺾인 적도 없거든요. 애플의 직원들은 팀 쿡의 리더십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누구와 얘기를 나누든 그에 대한 칭찬과 존경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애플에 관한 책은 시중에 넘쳐난다. 하지만 가장 최신의 애플을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애플도, 새롭게 펼쳐지는 IT 시장도, 경영도, 혁신도, 그리고 애플의 미래에 대해서도 절대 말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시대를 통과하는 경영자와 비즈니스맨에게 세계 1위 기업의 CEO 팀 쿡은 기업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회에 모범이 될 수 있는지를 분명하고 강력히 전달한다. 이 시대 최고의 경영자 팀 쿡, 그가 보여주는 놀라운 혜안과 빛나는 명언, 인간적인 통찰력을 통해 어떻게 애플이 승리의 개가를 올리고 있는지 이 책이 모두 확인시켜줄 것이다.
책 속으로
“그는 초기에 부당한 비판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세상 사람들은 그를 스티브에 비유하고 싶어 했지요. 하지만 그는 스스로 스티브가 되려고 애쓰지 않았어요. 참으로 영리한 친구지요. 누구도 스티브가 될 수는 없는 거니까요. 대신에 그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주력했습니다.” … (중략) … 2014년 9월 미국의 유명 언론인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팀 쿡은 잡스가 그에게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애플을 이끌 것이라 결코 기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나를 선택할 때 내가 자신과 같지 않다는 것을, 내가 자신의 복사본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그렇게 했을까요?” 쿡이 로즈에게 말했다. “또 그가 과연 애플을 맡길 후임자를 즉흥적으로 골랐을까요? 얼마나 오랜 시간 심사숙고했을지 안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나는 항상 그렇게 선택된 데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쿡 역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그 나름의 경험이 있다. 앞서 밝혔듯이 그 경험은 그의 생애 전반에 걸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 (중략) … 그날 쿡이 목격한 KKK 단원들은 그 지역에 살던 한 흑인 가족의 사유지에서 십자가 화형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쿡은 아무 생각 없이 소리쳤다. “그만두세요!” 거기에 모인 KKK 단원 모두가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 명이 후드를 벗더니 자신을 로버츠데일에 있는 가톨릭교회의 부제라고 소개했다. 그는 쿡에게 얼른 가던 길이나 가라고 경고했다. 어린 쿡에게는 충격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쿡은 2013년 모교인 오번대학에서 IQLA 공로상을 받으며 이 경험을 회상했다. “그 이미지가 저의 뇌에 영구히 각인되었고 이후 제 삶을 영원히 바꿔놓았습니다. 저는 십자가 화형이 무지와 증오, 그리고 다수와 다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였으니까요.”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한 일은 어린 쿡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가 사업을 수행할 때 토대로 삼는 일부가 되었다.
애플은 아이맥을 생산하면서 처음에는 일부분만 LG전자에 아웃소싱했다. 컴퓨터의 브라운관 스크린과 몇 개의 부품만 LG전자에 위탁생산한 것이다. 하지만 1999년 애플은 아이맥의 생산 공정 전체를 LG전자에 넘겼다. 이어 주문과 수요가 증가하자 당시 애플의 경쟁사인 델의 파트너 업체로 잘 알려졌던 대만의 기업 홍하이정밀공업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폭스콘’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회사는 이후 팀 쿡 시대의 제조를 정의하게 된다. 이전에도 애플은 폭스콘에 애플 II의 조립을 위탁한 적이 있었지만,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두 회사의 공조 관계는 아이맥의 아웃소싱 계약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옳다. 물론 그 과정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팀 쿡이었다. … (중략) … 쿡의 획기적인 아웃소싱 이니셔티브는 국내에 공장을 보유할 필요성을 감소시키며 애플의 회생과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제품 생산 대다수를 아웃소싱하고 폭스콘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그는 이전에 행해진 바 없는 무언가로 놀라운 결과를 도출하고 있었다. 애플의 경영진 중에서, 특히 잡스가 그 사실을 놓칠 리 없었다.
FLA를 고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쿡은 골드만삭스가 주관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급망에 불거진 노동자 학대 혐의’를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모든 근로자가 차별 없이 경쟁력 있는 급여를 받으며 안전한 노동 환경을 보장받는 그날까지 애플은 결코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자를 돌보지 않는 공급업체는 어떤 곳이든 애플과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중략) … “우리는 애플이 폭스콘에 인턴 프로그램을 개혁하겠다는 약속 이행을 포함하여 행동 계획을 책임감 있게 준수하도록 실사를 수행해왔다는 사실에 만족합니다.” 이렇게 쿡은 CEO로 재임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공급업체의 책임의식 측면에서 잡스가 재임한 전체 기간에 이룬 것보다 더 많은 개선을 이끌어냈다. 그는 2012년 초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오늘날 우리 업계에서 애플처럼 근로자를 위해 환경 개선에 열중하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저의 성적 성향을 결코 부인한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자리를 통해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게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게이라는 것이 신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렇게 《포천》 500대 기업의 CEO 중 첫 번째로 커밍아웃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이렇게 글을 이어나갔다. “제 자신이 게이인 까닭에 소수집단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여타의 소수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고충도 주의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